'여행'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08/04/30 알함브라를 그리워하다 by 휘발성고양이 (4)
  2. 2008/04/07 티벳에 가고싶다 by 휘발성고양이 (4)
  3. 2007/07/22 제주도 by 휘발성고양이 (10)
  4. 2007/04/29 남도로 떠나다 by 휘발성고양이 (4)
  5. 2007/04/24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by 휘발성고양이
  6. 2007/01/16 초미니 여행 by 휘발성고양이
  7. 2006/06/23 기억의 조작 by 휘발성고양이
  8. 2005/06/02 오랜만에 그림 그리다 by 휘발성고양이
  9. 2003/05/10 새로운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 by 휘발성고양이
  10. 2003/05/06 비. 터키. 여행. 물 by 휘발성고양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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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그립지 않겠냐만, 요즘 어디가 그립지 않겠냐만
알함브라에 대한 글을 읽고 알함브라 사진들을 보면서
그곳의 고양이들을, 햇볕을, 나무를, 물소리를 그리워한다.

다시 가기에 알맞은 적당한 기억력.
아니, 기억소진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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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지락꼼지락
내가 다녔던 길들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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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발성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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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생을 데리러 온 엄마와 아이들로 바글바글한 던킨도너츠에 혼자 앉아 창밖을 내다보며 티벳 여행기를 읽다가, 사진 속의 여자아이를 끄적끄적 그려본다. 사진속의 여자는 스무살도 채 되지 않은 소녀인데 그림속의 여자는 세월의 연륜이 묻었다. 해맑은 미소를 도저히 따라 그려낼 수가 없다. 입꼬리는 올라갈듯말듯 주저앉는다. 천진난만한 미소. 보러 티벳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다.

내 머릿속의 티벳은 환상이다. 내 머릿속에는 그들의 싸움이 들어있지 않다. 나는 부러 그들의 초연함만을 보려 한다. 알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티벳에 가지 못한다는 것을. 실제의 티벳이건 환상의 티벳이건 나는 한발자국도 떠나지 못한다. 떠나지 못하고, 남루한 던킨도너츠에 앉아 찢어낸 수첩 낱장에 남루하게 사진이나 모사해 그리고 있으니. 이 계절의 서울이 잘 닦인 유리창 너머의 풍경처럼 생경하다. 정말, 티벳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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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발성고양이

제주도

근근한, 일기 2007/07/22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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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남들은 바다를 얘기하지만, 나는 그해 여름의 길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다. 길과, 하늘에 대해서. 우리는 바다를 생각하고 출발했다가, 길을 만났다. 바다는 길의 끝일 뿐이었다. 근처의 오토바이가게에서 낡은 스쿠터를 빌려 타고 지그재그로 달린 제주도의 길들은 우리를 또 다른 길들에게 안내했다. 길의 위에는 변화무쌍한 하늘이 있었다. 길과 하늘 사이에 납작하게 끼어서, 우리는 그 섬의 온데를 싸돌아다녔다. 폭우, 가랑비, 쨍쨍한 하늘, 안개비, 여우비, 흐린 바람....상상할 수 있는 모든 날씨들을 만났다. 우리의 뒤를 따라오는 구름을 피해 내처 달리기도 했고, "다음에 어디로 갈까?"라는 질문에 "저기"라며 맑은 하늘쪽을 가리키기도 했다. 해안길에서 평야의 한가운데 난 길을 지나 산길을 오르기도 하고, 그 반대로 달리기도 했다. 제주도, 크고도 완전한 섬. 그 섬에 두고 온 길들이 지금도 생각난다. 그 길들은 지금도 가끔 바다를 만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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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발성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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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은 밤에 시작되어서 밤에 끝났다. 아침일찍 출발하자며 자리에 누웠던 선배와 나는 두런두런 수다를 떨다가 새벽 세시가 넘은 것을 확인하고 일어났다. 배도 고프고, 잠도 안 오고, 여행도 기대되었던 까닭이다. 밤새 고속도로를 달려가면서 본 일출은 장관이었다. 오가는 차 드문 와중에 가끔 보이는 것은 거의 택배트럭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사이를 열심히 달려, 우리는 아침에 남도에 도착했다.


내가 없을 장소, 내가 없을 시간에 있는 것은 늘 신선한 일. 남쪽의 낯선 땅에서 했던 여러가지 생각들이 흔들리는 불빛처럼 내 안 어딘가에 있다. 아마도, 밤에 시작해서 밤에 끝난 탓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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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류, [69] 중에서)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요즘 나는 즐겁게 살기 위한 에너지가 없다. 류도 말했듯이, 즐겁게 살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내 안에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다. 에너지도 펌프로 물 길어올리듯 계속 길어올려야 채워질텐데, 방심하고 산 탓이다. 즐겁게 살기 위해서 발을 떼어야 한다는 사실조차 요즘은 까먹은 모양새다. 바닥에 간신히 남은 에너지를 박박 긁어서, 박박 모아서

남도로 여행을 간다. 오래간만에 체력의 한계까지 밀어붙여 볼 참이다. 그 끝에 무궁무진한 에너지의 수맥이 숨어있으리라 기대하면서, 다시 한번 입 속으로 중얼거린다.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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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발성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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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침 가려던 음식점이 문을 닫았기에, 슬근슬근 주위를 둘러보다가 발견한 가게. 안쪽에 따뜻한 불을 온통 환하게 켜놓고, 주인장은 옆 식당에 커피마시러 가서 TV를 보고 있었다. 온갖 종류의 손으로 만든 악세서리와 온갖 종류의 손으로 뜬 옷, 모자, 가방들이 제자리를 잡고 앉았는 이 가게는 좁다고도 넓다고도 할 수 없다. 구석구석 기웃거리기에 편할 정도로는 넓고,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는 좁다. 눈이 동그란 가게주인은 소중한 커피타임을 망쳤는데도 개의치않고 우리에게 자리를 내주었고, 귀찮게 물어보는 질문도 조곤조곤 답해주고, 우리가 가려는 식당 주인에게 전화해서 어디쯤 오고 있는지도 확인해주고, 나중에는 예쁜 비녀도 하나 선물해주었다.

 

단 세걸음만 걸어도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여행지에서의 초미니 여행. 그곳의 여행후기를 쓰려니 후기또한 초미니가 될 밖에. 기념품으로 발목에 달랑달랑 은장식을 걸어놓은 발찌를 하고선, 이토록 짧았던 여행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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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발성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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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가 "그 신발 왜 안 신고 다녀?"라고 물었는데, 그 신발이 뭔지 얼른 떠올릴 수가 없었다. 동료는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그림의 오른편) 그러나. 내게 외국의 어디에선가 사온 연한 녹색의 두꺼운 재질로 만든 발목까지 오는 장화(그는 손으로 높이도 알려줬다)는 없다. 동료는 "비오는 날 신겠다고 샀잖아"라 말했다. 하지만 내가 비오는 날 신으려고 산 것은 하나밖에 없는걸. 일본의 캣츠스트리트에서 산 신발은 흰색의, 뒤꿈치가 없는, 측면에 구멍이 나 있는 샌들이다.(그림의 왼편) 설명해주자, 그는 말했다. "응. 바로 그거."

어디서 연상되었는지 알 수 없는 녹색의 장화는, 그러므로 내 흰색 샌들의 또 다른 이미지가 되었다. 두겹의 신발처럼 두 개의 이미지를 신는다. 가끔 엉뚱한 기억의 장난. 그 장난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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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발성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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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일종의 슬럼프를 거쳐

한 장의 그림을 그려낸다.

보고 그리는 것보다 상상으로 그리는 게 지금의 나에게는 더 맞나

꼬물꼬물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든다.


뜬금없이, 여행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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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발성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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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록_LIVE IN JEJU: 이미지 속닥속닥에서)


어제 느지막히 간 모임에서, 사람들은 여행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차를 빌려서 미대륙을 횡단하는 계획. 빈한하게 먹고 뒹굴어가며 대륙의 땅덩어리의 크기를 느껴보고 오겠다는 계획. 너무나 솔깃했지만, 비자도 없고 시간도 없고 돈도 없는 나로서는 그림의 떡으로도 과하다. 풍광, 풍광, 풍광, 풍광들이 연달아 펼쳐질 여행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쿵쾅, 쿵쾅, 쿵쾅, 쿵쾅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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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발성고양이
TAG 계획,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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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가려고 나오니 비가 오고 있었다. 오랜만의 비임에도 한 백년쯤 장마였던 듯 짜증이 솟구친다. 아니. 백년쯤 장마라면 짜증이 날 리 없겠지. 그것은 엄연한 일상일테니.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수영장의 찬 물에 이 딱딱 부딪쳐가며 왕복. 민망한 하얀 수영복을 입은 남자의 뒤에 따라가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조심해가며, 뒷사람에게 밟히지 않으려고 신경써가며 풀의 양쪽을 오간다. 물에 잠겨서, 물 속에서.

그리고 나서 나오니 다시 비. 비는 내일까지 온다고 한다. 이 빗속에 사람 만나러 다녀올 생각을 하니 다시 짜증이 나지만, 양쪽의 창문을 열고 비 오는 창밖의 소리를 듣는 것은 그닥 나쁘지 않다.

한미르에 가입한지 오래되었는데, 아이디가 생각나지 않아서 이리저리 찾아보니 내가 입력한 질문이 나온다. 가장 여행가고싶은 곳은? 터키. 터키라고 쓰고 보니 내가 해외여행 중 유일하게 두 번 가본. 그리고 얼마전까지 그곳에 있었던 그 기묘한 땅이 떠올라 기분이 묘해진다.




Posted by 휘발성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