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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현_#02630_종이에 혼합재료_100×150cm_2007



요도크가 아파서 병원으로 실려가고 성공률이 희박한 수술을 하는 동안 내내, "징조"에 대해서 생각했다. 요도크는 끊임없이 자신이 아프다는 것을, 위험한 상태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일련의 징조로 우리에게 보여주었는데 우리는 그 징조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사람과의 관계 또한, 다양한 징조들이 일어나고 눈앞을 스쳐지나가는데 무시하거나, 혹은 무시하려고 했다. 징조는 우리가 숨쉬는 공기와 같은 것. 정신차리고 있지 않으면 어느새 연탄가스에 중독된 듯 그로기상태가 될 수밖에 없는데도, 부주의하거나 무신경하기 때문에, 혹은 내가 바라는 바와 다르기 때문에 놓쳐버리거나 눈 질끈 감게 되어버리고 마는 것.

잠수함속의 토끼처럼 예민할 일이다. 모든 징조들을 심상치않게 받아들일 일이다. 결국 일이 일어난 뒤에 그게 무슨 의미였는지 알게 되는 둔감한 시간들은 내 발목을 잡고 내 뒷머리를 내리친다. 느닷없이, 라고 억울해할 수도 없는 일. 수다장이 징조들이 속살거리는 소리를 내 귓등으로 듣지 않았던가. 모든 일이 일어나고 난 뒤에야 내가 흘려들었던 그 수많은 징조들이 부끄러운 지도처럼 내 눈앞에 펼쳐진다.  내가 놓쳐버린 모든 것들은 다시 돌아와 내 앞에 시커먼 입을 벌린다. 내가 그들을 괴물로 만들었다. 징조를 무시해서. 징조를 애써 무시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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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발성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