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슥슥 그린 약도. 손에 잡히는 대로 가져온 휴지 위에 잉크가 번질까봐, 조심조심 선을 긋고 점을 찍는다. 여기는 어디, 여기는 어디, 입으로 말해가며 점을 찍다보니, 나무들도 자리를 잡고 건물도 자리를 잡고 로터리도 자리를 잡았다. 왠지 약도를 그리다보니 찡하고 애정이 올라온다. 내가 딛고 있는 땅에 대해.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대해. 그 동네의 나무에 대해. 그 동네의 길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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