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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서다가, 뜬금없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더러운 상자에 맞았다. 빈 상자였지만 청테이프로 밀봉되어 있던 상자는 굉장한 충격이었다. 나는 내 머리로 상자의 바닥을 뚫고 또 상자의 윗쪽을 뚫은 뒤에, 잠시 어리벙벙하게 서 있었다. 건물 5층의 옥상에서 빈 상자를 길바닥으로 던지며 일하고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 "아가씨 괜찮아요?"를 외치는데, 주변을 지나던 사람들이 비분강개해서 "그런 식으로 일을 하면 어떡하나"를 외치는데, 나는 너무 어이없고 아프고 정신없고 어떡해야 할지 몰라 끼잉끼잉 거리는 소리만 냈다. 진정 '여긴 어디? 나는 누구?'를 외치고 싶은 어이없음.

몸이 놀라서 목뼈와 등뼈와 오른쪽 정강이뼈까지 끼익끼익거리며 아픈데도, 이 만화같은 상황을 얘기하면 다들 웃는다. 불쌍해 하지만 눈은 웃고 있다. 다 알고 있어!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도 웃음이 난다. 지난 일들이 다 그러하듯이.


오늘 밤 잘 때는 고생 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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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발성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