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현주_Waterfront-1.92Km_웹카메라, 빔프로젝트, 컴퓨터, 물고기, 어항_2008
사람이 죽었다.
도시의 한 복판에서 사람이 여섯 명이나 죽어갔다. 누가 뭐라고 하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정확하게 말을 하자면, 그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되었다. 조금만 상식적이었다면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었다. 망연자실할 일이다. 대성통곡할 일이다.
상식적이란 건 그런 것이다: 국민은 "적"이 아니다. 교통체증보다 사람의 목숨이 더 중요하다. 사람을 궁지로 몰아서는 안 된다. 충분히 귀 기울여 듣고 이해하려 해야 한다. 사람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을 일부러 만들면 안 된다. 다시 말하자면, 또다시 말하자면, 국민은 적이 아니다. 섬멸하고 때려잡아야 할 대상이 아니다. 이러한 상식들을 무시할 때, 우리는 그 주체를 '범죄자'라고 볼 수밖에 없다. 범죄자가 아니고서는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이 '선량하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들이 착한 가장이고, 순종적인 국민일 때는 살 가치가 있지만 반항적이고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아니었을 때는 살 가치가 없는가? 그들이 화염병을 안 던질 때는 보호해줘야 할 목숨이고 화염병을 던지는 순간 죽어도 상관없는 목숨이 되나? 그들이 그 지역의 철거민일 때는 죽은 게 좀 미안한 일이고, 그들이 그 지역의 철거민이 아닐 때는 당연히 죽어도 싼가? 경찰은 또 무슨 죄가 있는가. 명령에 등떠밀려 진입한 그의 순직은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냐. 살인자로부터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폭탄으로부터 동료를 구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보호해야 할 국민을 때려잡아야 한다고 나선 그의 죽음은 그 스스로에게도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인가.
그 와중에 경찰의 죽음과 철거민들의 죽음의 무게가 비교되고, "죽어도 싸다"는 입에 담을 수조차 없는 말들이 난무하며, 그 와중에 면피하려 급급하고, 그 와중에 분노한 다른 국민들조차 싸그리 적으로 몰아붙이는 행태가 자행되고 있다. 상식은 여전히 없다. 여전히, 또 다른 죽음의 가능성들을 품고 무섭게 굴러간다.
20년전, 대학에 다닐 때도, 살인정권 고문정권 타도하자 외칠 때도 이렇게 무섭지는 않았다. 이렇게 부끄럽지는 않았다. 이렇게 황망하지는 않았다. 사람이 죽었다. 사람이 죽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조그만 가게 하나 운영하면서 근근히 살아보려했던 사람이, 무려 사람"들"이 불에 타서 죽어갔다. 그리고 이토록 상식이 없는 사회에서는, 나 또한 죽을 수 있다. 오늘이든, 내일이든. 그러는 당신들은 그렇지 않겠는가. 이념 때문이 아니라, 단지 이 나라의 국민이기 때문에. 이 나라의 국민이므로, 국민을 "적"이라 여기는 정권이 권력을 잡은 나라에 산다는, 오직 그 하나의 이유만으로.
Posted by 휘발성고양이